Today [2014.09.05] 2014/09/05 05:04 by

1. 결국엔 이글루스로 돌아오게 된다. 그렇다고 다른데서 블로깅이란걸 본격절으로 하지도 않았지만, 일상을 자연스럽게 기록하던 시절이 그리워서 여기저기 뒤적거려봐도 결국에는 이 공간이 제일 편하다. 마음이 안정된다. 다른 블로그는 왠지 외출을 한듯한 기분이 들어서 솔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무엇을 쓰게되질 않는다. 자꾸 어딘가로 숨고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지만 이글루스로 오면 왠지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속에 있는 내 방에 들어온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이 공간에선 유독 솔직할수가 있다. 그래서 자꾸 돌아오게 되나보다.



2. 100% 수작업이라는걸 정말 오랜만에 하고 있다. 젊음이란 얼마나 재미난 것인지, 오랜만에 수작업을 하면서 생각해보게 된다.

어린 시절엔 좋은 도구를 써야 좋은 색이 나오고 좋은 그림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 잘 그리는 사람들은 "수채화"를 그릴 때 수채색연필이니 펜이니 이것저것 사용하는게 편법이요, 그림을 쉽게 그리면서 그림의 깊이를 얕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했다. (물론 전혀 그렇지 않다. 그저 어린애의 편견이었을 뿐)
 
그래서 그림그릴 때는 "화구"라고 나와있는 것들만 썼다. 솔직히 수채화말고 다른 도구들은 그다지 좋아하질 않았다. 고전적인 개념의 안료가 있는 재료가 아니면 별로 좋은 재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수작업을 하니, 뭐든 좋은 그림이 그려지는 도구가 좋은 것이더라. 편하면 좋은것이더라. 어렵게 생각할거 하나도 없더라. 어린 시절엔 왜 그런것에 집착했는지... 물론 좋은 안료로 그린 그림은 오랜 시간 변색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간 야외전시할것도 아니고 그런걸 염두에 두고 집착한것도 아니다. 그저 좋은 도구는 색이 좋다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었을 뿐이다. 오랜만에 수작업으로 돌아가니... 그런건 전혀 상관없더라. 가장 아름다운 색도 적절하지 않은 곳에 사용하면 아름답지 않듯, 그냥 어린 마음에 일반 필기구들을 너무 홀대해서 적절한 용도가 어딘지 생각해볼 여지도 주지 않았던 것 같다.

세월이라는건 공백이 있어도 흐르는 것이라, 그 사이 아무것도 안한 것 같아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새로운 도구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 여러가지를 보면서 배웠던 것들을 당연한듯 그림에 적용하는 것이 신기하다. 솔직히 아직도 나는 그저 예쁜 필기구에 불과했던 짝퉁 플레이칼라를 비싼 아르쉬 수채화지에 사용하는것이 약간 파격적인 일 처럼 느껴진다. 공부하던 시절 색이 다양하고 예뻐서 좋아했던 사쿠라 젤펜을 그림그리는데 쓴다는것이 약간은 생소하다. 너무나도 사소하고 당연한건데 왠지 반항같아서 약간의 스릴을 느끼면서 그림그리고 있기도 하다.

무엇이든 다름이 있을 뿐이다. 그림은 그 다름을 이용하여 그리는 것이다. 종이에 점을 찍는 순간, 종이와 점이라는 다름이 생겨나는 것이다. 세상에도 다름이 있을 뿐이지 우열이라는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머리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언제올까 까마득하다고 느꼈는데 최소한 그림을 그리는 도구에 있어서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것이 세월이 흐른 덕이라고 한다면 나이가 든다는게 꼭 그렇게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뭐 여하튼 사소한 기쁨이라고 한다면, 그간 모아놓거나 선물받은 필기구의 수가 워낙 많다보니 색상별로 정리한게 꽤 그럴싸하게 보인다는 것. 작업의 편의를 위해서 이렇게 정리한 것인데 오히려 같은 종류의 펜끼리 꽂아놓은것보다 더 비쥬얼이 빵빵해서 괜히 기분이 좋다.


3. 이글루스 편집기가 뭐 특별하다고, 다른데서는 안 써지는 것이 여기서는 술술 써지는진 모르겠다. 손으로 일기를 써도 이렇지는 않다. 소꿉친구한테 이제는 블로그에 내 시시콜콜한 생각을 적는게 민망하고 이상하고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한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내 솔직한 생각을 쓴다는건 나라는 사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서 어렸을 적과는 달리 사람들이 내 장점을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보다는 내 단점을 발견할까봐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들어 한 말이었다. 그렇지만 애초에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블로깅이 그립다는 생각이 전제에 깔려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블로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에 부질없다는 생각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 남의 글을 보면서 저런 글은 왜 쓴대하고 흠잡는 내 모습을 봐버렸기 때문에 남도 내 흉을 볼까 무서워진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애들이 자기소개할 때 easy going이라는 말을 참 쉽게 쓰던데, 난 왜 그 말이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Today 위치 2013/05/31 19:38 by



저기 보이는 산은 강원도다.

하지만 나는 경기도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함정.

old Artworks 백만년만에 사진모작 2013/05/30 04:24 by


나는. 아직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끝날때까지 잠들지 못하는구나...
이불속에 한 세번정도 기어들아갔다가 다시 나온 것 같다.
그냥 처음부터 포기하고 계속 그렸으면 1~2시엔 끝났을텐데 ㅠㅠ;

손과 옷은 귀찮으니 생략.
요거라도 끝이라고 우겨야지 잘 수 있을 것 같다. 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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